행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둘러싸고
일부 의원 김시장 ‘전위대’전락···전문위원도 의회 농락

간담회서 ‘시정-권고’ 지적사항 수위 논란···몸싸움까지

‘의정부시의회는 김문원 시장 전위대로 전락할 것인가.’
의정부시의회가 2005년도 의정부시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을 둘러싸고 의원들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욕설이 난무하고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의회 전문위원들은 김문원 시장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경원선 전면 고가화’ 공약이행 촉구 등을 숨기기 위해 결과보고서에서 빼버리거나 시정사항을 권고사항으로 둔갑시키는 작태를 벌였다.

이에 따라 견제와 비판기능이 심각하게 무너지는 등 의회의 존재가치 상실이 우려된다.

의정부시의회는 5일 각 상임위원회를 열어 부서별 감사결과보고서를 최종 정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획총무위원회에서는 김시장의 경원선 고가 전면실시 공약 이행 촉구, 직동공원 내 조각공원 설치작품 전액구입여부 등이, 환경건설위원회에서는 금오동 산장아파트 놀이터 부지에 도시계획을 불법변경해 경로당을 신축한 점과 의정부2동 백석천 복개주차장 위에 의정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사무실을 불법신축해 준 점 등이 대립해 각 상임위의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간 고성이 오갔다.

특히 환경건설위원회 소속 윤만행 의원 등은 김영민 의원 등이 불법으로 신축해준 건물을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상임위장에서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윤만행 의원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반복해 언성을 높인 것일 뿐”이라며 “어린아이들처럼 의원들이 몸싸움을 할 수 있겠냐”며 사실을 부인했다. 김영민 의원은 “부끄러워서 말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총무위 이모 전문위원은 이창모 의장에게 결재받기 위해 작성한 행감결과보고서에 ‘김시장 경원선 전면 고가화 이행촉구’ 내용을 임의로 누락시켰다가 적발돼 심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태성 의원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이모 전문위원은 “누락시킨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6일 행감보고서 채택을 위한 본회의에 앞서 개최된 의원간담회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계속됐다. 조남혁 의원은 ‘회룡역~의정부역 구간 등 경원선 전면 고가화는 김시장 공약사항이 아니다’라는 일부 의원들과 시 공무원들의 주장에 대해 흥분한 듯 김시장 선거공보물을 증거로 내보이며 “이게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최진수 의원은 “공무원들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위법사항을 (환경건설 전문위원이 임의로) 시정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작성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전문위원들이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 허환 의원은 “문제를 제대로 지적했는지가 핵심이지 시정이냐 권고사항이냐 따질 필요는 없다”고 응수했다.

이같은 의원과 전문위원 등 공무원들의 행태에 대해 한 의원은 “제4대 의회의 4자는 죽을 사”라며 “김시장의 돌격대로 전락한 의원들과 공무원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숨을내뱉었다.

한편, 의정부시의회는 7일부터 의정부시가 제출한 2006년도 예산안 심사를 벌이고 있으나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보이며, ‘선심예산’에 대한 논란도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의정부시는 불법공화국인가”
행감보고서 쟁점사항

▶경원선 고가 전면 실시
김문원 시장의 공약사항이다. 그러나 박형국, 이학세 의원 등은 “경원선 고가는 의정부역~녹양역 구간이지, 회룡역~의정부역 구간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조남혁 의원은 “경원선 구간은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의정부 동서 균형발전을 위해 회룡역~의정부역 구간도 김시장 공약에 따라 고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원선 고가 전면실시 촉구문제는 회룡역~의정부역 구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각공원 미술품 구입
2005년 시예산 3천만원으로 직동공원 내 조각공원을 의정부미술협회에 의뢰해 조성하려 했던 사업. 그러나 시가 1억2천500만원을 2006년 예산에 추가반영해 작품 구입을 확대하려하자 김경호 의원이 “작품훼손 관련 보험도 들지 않고, 검증된 작품도 아닌데 무조건 예산만 편성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술품 추가구입을 요구하는 박형국 의원과 말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건물 원상회복
김영민 의원이 지적한 산장경로당은 금오동 산265-8번지에 시장포괄사업비 2억4천여만원을 들여 지난 11월말 55평 규모로 준공했다. 그러나 도시계획에는 이 땅이 놀이터 부지로 되어 있어 불법논란이 일고 있다. 산장아파트 내에 경로당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점과 예산도 시장포괄사업비라는 점에서 선심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진수 의원이 지적한 모범운전자회 사무실 위치는 백석천 복개주차장이어서 더욱 논란이다. 하천부지 공작물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건물설치를 위해 무인단속카메라 설치비 4억원 일부를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계철 의원은 “일부 의원이 원상복구를 요구하는데, 먼저 불법여부를 판단한 뒤 조치해도 늦지 않다”며 “원상복구를 덜컥 요구했다가 시가 조치하지 않으면 의회만 망신 아니냐”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