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의 위선(僞善)은 지난 두 달 양파처럼 벗겨졌다. 위선은 탈을 쓰고 사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런 조국 장관의 탈 위에 ‘무죄 추정의 원칙’이란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자 말살하는 정권은 보복의 악몽(惡夢)에서 헤어나지 못해 나라가 무너지면 헌법 수호도 빈 말이 된다는 현 정부, 여야당은 바로 명심해야 한다.”
“적폐청산을 앞세운 독선·독주의 정치, 소득주도 성장과 남북대화 지상주의와 같은 이념 정치, 탈원전과 친노동 등 분열의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고 정치권의 진영 대립으로 이어졌다는 게 침묵하는 다수의 불만이다.”
보수 야당 대변인의 논평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시장인 동두천시가 내부 행정망에 공무원 공람 목적으로 고정 연재하는 칼럼의 일부 내용이다.
이처럼 민주당 소속 시장의 동두천시가 계속해서 민주당 정체성과 엇나가는 행보를 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18일에는 공무원 체육대회를 열면서 술과 치어리더까지 동원하고,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에는 학생 참석 인원 할당 및 명단을 요구했으며, 공무원 기부금 반강제 및 관제 기부운동 논란 등 ‘민주당 시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보수성향 칼럼을 내부 행정망에 연재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지 취재 결과, 동두천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용덕 시장 업무 시작일인 7월2일 모든 공무원이 공람하는 내부 행정망인 ‘새올’에 <칼럼보도> 게시판을 별도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때부터 1년이 넘은 10월14일 현재까지 특정 A언론의 B기자가 쓴 칼럼만을 단독적으로 연재하고 있다. 연재된 칼럼은 무려 50여건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가 열광하는 지지층만 바라보며 신념과 명분으로 무장한 채 마이웨이 하는 현상을 과거 정권들에서 여러 번 목도했는데, 그 결과는 비슷했다.”
“‘조국 사태’가 국민에게 준 몹시 아픈 상처,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말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의 문제점을 결단하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간다면 결단코 국민은 용서를 못하고, 현 정부 지지율 하락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고집과 아집뿐이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주도 정책, 세금 퍼붓는 일자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한다. 이 정부 출범 후 늘 이런 식이었다.”
“현 정부는 오기와 독선으로 실패한 소득주도 성장을 되살리지 못한다. 고용 참사·양극화 쇼크로 허구가 드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가 더 나빠질 뿐이다.”
“요즘 기업인들은 전국 곳곳에서 죽겠다고 난리인데 청와대는 귀 닫고 요지부동의 민심이 청(靑) 담장을 못 넘으면서 정권은 독선에 빠지고 국민들과 기업인들은 불행해진다는 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시대를 걱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각계의 보수 인재와 지사들을 격동시켜서 보수 재건 국민운동에 나서게 해야 한다. 이 작업에 단초를 제공하고 물꼬를 터주는 것이 지금 한국당이 해야 할 역할이자 책임인 것이다.”
“6.25때 침략자들 편에서 공을 세운 사람을 일제 때 광복군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말을 이어 붙였다.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김원봉이 공을 세웠다는 6.25로 국토가 결딴나고 우리 국민이 떼죽음을 당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6.25 남침의 역사마저 거꾸로 뒤집으려 한다. 대통령의 이념 성향이 어떤지는 대부분 알게 됐지만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
특히 A언론 B기자가 쓴 위 내용과 같은 칼럼은 최용덕 시장이 몸 담고 있는 정부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 사회, 교육, 경제, 복지, 외교, 남북관계 등을 비판하는 논조가 주요 뼈대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시장’을 자처하는 최 시장과 시 행정이 엇박자를 보이는 셈이다.
특정 기자의 칼럼만을 연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10월14일 “B기자가 칼럼 게재를 요청한 것”이라며 “칼럼 내용은 잘 모른다. 검토해보겠다”고 해명했다.
한 공무원은 “언론의 비판 기능은 인정한다”면서도 “대통령과 정부 정책 비판이 넘치는 특정 성향 칼럼만을 공무원들에게 읽도록 공식 게시하는 것은 균형 잃은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공무원은 “최 시장은 여러 자리에서 ‘나는 민주당 시장’이라고 말해왔다”며 “언행일치가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 한 정치인은 “민주당 시장 집행부가 말도 안되는 행정을 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