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의정부시가 진흙탕으로 돌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까지 전면에 나서 국회의원 후보에게 “꺼져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석균(48)씨가 정치세습 논란에 막혀 불출마를 선언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3월1일 오영환(32)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하자 지역 일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양상이다.

3월2일 의정부갑 핵심 당직자 등 400여명은 ‘오영환 아웃’, ‘낙하산 공천 반대’ 등을 외치며 집단 사퇴한 바 있다. 문석균 전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은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러는 사이 안병용 시장은 3월12일 새벽 본인의 페이스북에 “보따리 싸서 꺼져라”는 글을 올렸다.

안 시장은 “늦게 언론을 검색하다 경악했다. 일면식도 없는 나이 어린 후보가 회기 중인 자당 시·도의원들을 일방적으로 소집하고 참석치 않으면 해당행위라고 문자로 겁박했나? 이런 무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며 “후보도 알았나? 그랬다면 싹이 노랗다. 보따리 싸서 당장 의정부에서 꺼져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주 중대한 결심을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당직자가 그랬다면 사과하고 당은 엄벌의 징계를 하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경기도당은 후보 공천이 확정된 지역에서 총선을 대비한 시·도의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일부 연고가 부족한 후보들과 시·도의원들 간 일종의 상견례인 것이다.

3월10일 오후 5시 간담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는 의정부갑 최경자·이영봉 경기도의원과 최정희 의정부시의원, 도당 당직자들이 참석했다. 오범구·김정겸·김영숙 의정부시의원은 불참했다.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전에 충분히 고지하였음에도 간담회 1시간을 앞둔 지금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불참을 통보하신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간담회에 불참하신다면 민주당 선출직 의원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해당행위)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불참하실 경우나 연락이 두절되신 경우 중앙당의 중대 조치가 불가피하다.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여 간담회에 참석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 내용이 ‘갑질 문자’로 오역된 것이다.

도당 관계자는 3월12일 “오 후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지난 3월4일 도당과 시·도의원들이 회기 중인 점을 감안하여 조율한 일정이 3월10일 오후 5시였다”며 “그런데 당일 연락이 두절된 분들이 있었다. 우리도 사정을 아는 터라, 참석해서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히셨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모두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한편, 안 시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3월12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싹이 노랗다. 보따리 싸서 꺼져라’는 내용은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