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맨 앞줄 원대식 의장과 유재원 도의원 가운데 앉은 이가 김성수 국회의원 대리인인 이모씨.

동두천시민의 날 때 국회의원상을 당원들에게만 나눠줘 빈축을 산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양주·동두천)측이 이번엔 관내 행사에 본인이 참석하는 대신 ‘분신’을 내세워 대리인 행세를 하도록 해 눈총을 사고 있다.

양주시와 시민 등에 따르면 김성수 의원이 읍면동 체육대회나 노인의 날 등의 행사에 불참할 때면, 대신 상근 부위원장인 공무원 출신 이모씨를 국회의원 자격으로 내세워 축사를 대독하게 하거나 상장을 대리 교부토록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27일 열린 양주시 회천1동이나 은현면 체육대회 때는 이모씨가 축사를 하고 표창을 시상했다. 10월2일 개최된 제12회 노인의 날 기념식 및 한마음 체육대회 때는 이모씨가 맨 앞줄인 임충빈 시장과 원대식 의장 옆, 이른바 ‘상석’에 앉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행태에 대해 시민, 공직사회, 정치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인의 날에 참석한 한 시민은 “우리지역에 국회의원이 둘인 줄 알았다”며 “국회 일로 바빠 불참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인데, 굳이 대리인을 보내 행세를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 정치인은 “선출직 정치인도 아니면서 상석에 앉아 국회의원처럼 행동하는데 기분이 나쁘다”며 “의전기준이 뭔지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주시 한 공무원은 “대리인이 국회의원 대신 맨 앞줄에 앉거나 축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다만, 국회의원 대신 시상하는 일은 통상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규정된 의전지침은 없다”며 “시장님이 행사에 참석 못할 때 부시장님이 대독하거나 표창을 전수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진풍경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양주·동두천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그런 지적을 여러 곳에서 들었다. 의원님이 일정 때문에 불참하면 주최측에서 서운해하고, 대리 참석해도 말이 있고 해서 고민스럽다. 특히 축사문제는 더 그렇다.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