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아들…구제역 사태 때 많이 울었다
후반기도 민주당에 부의장 배려하면 좋겠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이종호 양주시의회 의장은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후일담을 공개했다. “축산농가들과 고통스런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고민하고 있다”는 이종호 의장은 양주시가 은현면 스포츠센터를 민간위탁으로만 운영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정을 견제·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해 양주시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월18일 양주시의회에서 그를 만났다.

-늦었지만, 양주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무엇입니까?
=글쎄요. 부족한 제가 지난 선거에서 의원에 당선됐고 의원들께서 힘을 모아 저를 의장으로 선출해 주셨습니다. 부족하지만, 20만 양주시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양주시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의정을 펼치겠습니다. 그동안 의장으로 뽑아주고 같이 힘을 모아주신 모든 의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구제역으로 축산농가 기반이 뿌리째 뽑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 의장으로서 축산농가와 공직자, 양주시민에게 위로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고 저희 아버님께서도 소를 길렀습니다. 지도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사태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가슴 아프고, 농민들에게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다 공감하듯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고 그분들에게 우리가 무엇인가를 해드려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 의회에서도 약 한달 동안 방역활동을 펼치며 함께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름답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고통스런 마음을 다같이 나누고자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양주시의회가 제6대 들어 지난 의회보다 민생현장을 구석구석 챙기는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의장님의 개인적인 소신인지, 아니면 의원들이 대부분 교체되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요.
=깊은 관심 가지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의장이 되면서 여섯 분의 의원님에게 당부를 좀 드렸고 의원님들도 모두 동의해 주셔서 현장이나 민생 속으로 파고드는 그런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가 의장이 되면서 ‘시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의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활동을 시작했고,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양주시의회는 의원들과 직원들의 급여 일정액을 매월 적립해 복지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위문하고 있습니다. 이를 의회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랑’이라고 규정했는데, 주위 반응은 어떻습니까?
=그렇게 칭찬 받기 위해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과 의회사무과 직원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참여해 시작된 것입니다. 저희 의회가 대외적인 홍보로 이용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한마음으로 동참해서 불우한 이웃을, 그리고 불우한 시설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아마도 제6대 의회 끝나는 날까지 모두가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원들과 직원들이 흔쾌히 이 운동에 호응하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조금도 불만스러운 이야기는 없었고, 모든 분들이 망설이지 않고 동참해 주고 계십니다.

-조금 민감한 문제로 들어가겠습니다. 현재 제6대 양주시의회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4명, 민주당 소속 의원이 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5대 때 한나라당 6명, 민주당 1명과는 힘의 관계가 많이 달라졌는데요. 여야간 불협화음은 없습니까?
=제가 의장이 되면서 첫날 의원님들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의 당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지만 양주시의회에 들어와서는 ‘양주당’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저 역시도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씀드렸고 지금까지 불협화음은 전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의장 임기동안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후반기 의장단 구성 때도 부의장을 민주당에게 양보하실 의향은 있으십니까?
=그건 지금 제가 대답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의장 선출 당시 소속 의원님들이나 주변 사람들한테 자문을 받아 의견을 제시했을 때, 부의장은 민주당에 배려하는 게 좋겠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동료 의원들에게 했을 때 모두 동의해주셨지만, 후반기 가서 선출할 때 어떠한 분위기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반기처럼 그런 형태로 구성된다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현안 문제를 여쭤보겠습니다. 최근 양주시의회와 양주시가 은현면 주민편익시설, 즉 스포츠센터 운영주체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양주시는 “운영자 선정을 위한 조례개정안이 의회에서 계류하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발목잡기’라는 뜻인데, 의장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상당히 괴롭습니다. 의회에서 집행부 발목을 잡아본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번 건의 경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집행부에서 의회에 조례안을 넘길 때 그냥 편안하게 본인들 설명 없이 의회로 넘어왔고, 의원님들이 각자 조례안을 검토하다보니까 문제점이 많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내용을 집행부에 요구했지만 사실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중간매개체 역할을 하는 담당 간부공무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을 통해 의회가 조례를 개정해주지 않아 운영이 안된다, 발목을 잡는다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의회에서 조례를 개정하지 않아도 지금 현행 조례대로라면 직영도 할 수 있고, 주민협의체나 시설관리공단에 위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집행부에서 강하게 민간위탁을 주장하기 때문에 지금 불협화음이 있는 것이고, 현재 임시개장을 해서 운영하고 있으니까 그게 한달 정도 되면 미비점, 잘못된 점, 고쳐야할 점, 이런 것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걸 토대로 의회에서는 다음 달이든, 그 다음 달이든 필요하면 토론을 통해 조례를 개정할 의향이 있습니다.

-양주시 조직개편, 회천3동 체육용지 매입 등 주요 사안마다 갈등을 빚었습니다. 의장님이생각하는 집행부인 양주시와 의회의 올바른 관계정립은 무엇입니까?
=갈등이라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조직개편 문제는, 민선 5기 들어서면서 시장님 본인의 의지와 생각하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조직개편안이 넘어왔고, 의회에서 검토했을 때 그것보다는 이런 부분으로 개정됐으면 좋겠다 해서 충분한 협의를 거쳐 승인했습니다. 회천3동 체육용지 매입이나 이런 것들은 집행부가 생각하는 것과 의회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부분이 있었을 뿐이지 갈등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의회 본연의 역할은 시정을 견제·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이 밖에서 볼 때는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의장님이 생각하는 양주시의 현안문제와 발전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정말 고민입니다. 지금 우리 양주시가 20만명에서 인구가 더 이상 급격히 늘어나지 못하고 있고, 해야 할 일들은 너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쨌든 택지개발 문제인데, LH공사가 옥정지구, 회천지구, 광석지구를 대단위로 묶어놓고 개별적으로 개발도 못하게 하고 공사측에서 토지매수를 다 했으면서 공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우리들은 어떻게 손을 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정말 황폐화 되는 그런 난관에 처해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동부축으로는 전철 7호선이나 전철 1호선 연장사업이 이루어져야 옥정지구, 고읍지구, 회천지구에 주민들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광석지구를 중심으로 해서 홍죽산업단지 등 서부축은 39번 국지도가 빨리 개통되어야 하며, 아마 그런 것들은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부수적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기반시설이 좋아질 것입니다. 양주시 현안문제 작은 것 하나하나 해결해야 앞으로 더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주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하겠습니다. 20만 양주시민이 있기 때문에 저희 양주시의회가 존재합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 참여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질타해주신다면 양주시의원 모두는 시민을 위해, 시민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펼치겠습니다. 20만 시민이 행복하면 저희 양주시의회는 더욱 가슴 벅차게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